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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상] 아버지에게 진공관 앰프를 물어보았다 본문
51세 아들이
81세 아버지에게
진공관 앰프를 물어보았다.
1.
아버지는 "오디오 매니아"이시다. 나의 50평생 아버지의 이름을 팔아먹어야 할 때가 있을 때마다 남들이 관심가지는 학벌과 그림보다는 "오디오 매니아"에 방점을 두고 열변을 토할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내가 인정(?)하는 아버지의 가치는 "음악"에 있기 때문이다. 젊은시절 아버지는 명동(明洞)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졌던 적도 있었고 오디오 컬럼도 전문지에 종종 썼었다.
아버지는 음악을 다양하게 들으셨다. 물론, jazz와 파두(fado), 깐소네 그리고 클래식을 주로 들으시긴 했지만 50세 나이로 20대 초반 아들의 음악세계(헤비메탈과 프로그레시브 락)에 대해 편하게 논할 수 있을 정도로 60~80년대 "Heavy metal"에 대한 지식도 상당하셨다. 이 점은 지금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딸과 음악적인 부분(BTS, 아이돌)에 공감대가 없기 때문이다.
2.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아버지, 진공관 앰프가
정말 좋다고 느껴지세요?
과거보다 오디오 기술도 좋아졌고
모든 앰프와 스피커의 해상도도
월등하잖아요?
내 생각으로는 오디오에서 말하는 "원음 또는 가공되지않은 현장감"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본다. 공연장 자체가 음을 증폭시키기 위해 가공된 곳인데 어디를 원음 또는 자연음이라고 이야기 해야할 지 모르겠다. "어차피 음은 나오는 순간부터 가공된다". 그러면 어떤 음을 좋아하는 가가 맞는 것이지 "원음을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앰프"식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이 생각을 아버지에게 직설적으로 말씀드리니 계속 듣다가 말씀을 하신다.
니 말이 맞긴한데
진공관 앰프에서 주는
다양한 잡소리를 듣다보면
인간적인"희노애락"이 느껴진다.
디지털세대인 니가 이해못할거야
해상도가 맑아진만큼
인간미가 사라졌어
아버지 말을 다 듣고 크게 웃었다. 아버지가 조금 삐지신 것 같긴하지만 그래도 웃었다. 그리고 한마디 했다.
에이,
그건 아버지의
추억이 만들어낸
판타지 같아요.
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는 굽히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피력하셨다. 나는 듣고만 있었다. 논리가 맞건 안맞건 81세로 접어드신 아버지가 열정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진공관 앰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할 때는 81세의 노인이 아닌 50세의 중년의 모습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
아버지는 애플빠이기도 하다.
애플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도 "음질과 화질"이다. 요즘들어 넷플릭스 시리즈(주로 음식)를 보다가 새벽까지 잠안자고 본다고 걱정하시면서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내 친구들도 넷플릭스에 빠져산다"라고 하신다. 아버지는 심야식당과 방랑의 미식가를 재미있게 보셨기에 "어글리 딜리셔스"를 추천해드렸다.
며칠동안 재미있게 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집에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아버지 나이가되면 우리 딸과 나는 어떤 대화를 하고 있을까?
설마 우리 딸이,
아빠 세대의 "프로그래밍 방법론"은 비생산적이에요!
라고 말하면서 "30년 후의 프로그래밍 기법" 기준으로 지금을 평가하지 않을까? 그러자면 우리 딸이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딸은 "개발자"같은 직업은 안했으면 좋겠다. 우리집안에서 "공돌이" 직업은 유일하게 이과(STEM =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였던 나에게서 끝났으면 좋겠다. 다행인지 문과대 또는 예대출신이 대부분이 집안답게 우리딸도 문학과 예능에 관심을 보인다. 수학, 컴퓨터 게임같은 논리연산 부분에는 관심이 없다.
4.
박씨(朴氏)로 하나가 되는 아버지, 나, 딸래미의 관심분야는 "음악, 그림"이다.
아버지는 화가시고 나는 40이 넘어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고 딸래미는 "그림에서 스토리를 느낄 줄 안다"
그렇지만 3명 모두 다른 색감과 화풍을 선호한다. 아버지는 언제나 밝은 색감에 사람이 주인공이라면 나는 언제나 어두운 색감에 동물과 자연이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버지와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공통의 화제"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내가 그린 그림들
이렇듯,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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