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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아들과 늙어버린 아버지의 대화 #2022.05.04 본문

그냥이야기

늙어가는 아들과 늙어버린 아버지의 대화 #2022.05.04

VintageappMaker 2022. 5. 6. 13:20

 

 

 

아들이 말했다.

"아니, 왜 그러셨어요? 
그 높은 곳을 혼자 가실 생각을 하셨어요? 
나이를 생각하셔야지요.."

아버지가 말한다.

"그래도 다녀오니 마음이 편하다"

 

50대 아들의 잔소리에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 80대 아버지는 
천천히 말을 하고 있었다. 




1.
집근처 정거장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할머니 묘소에 다녀오시다가 기력이 다해 급히 전화를 하신 것이다.
집에 모셔다 드린다니 싫어하신다. 혼자가실 수 있다고 고집을 피우신다.

씁슬하지만, 
부모에게 화내며 달래는 것이 50대들에게는 "흔한 일상"이다.
이럴 때는 조심히 말해야 한다.마치 자식을 대하듯 할 수 있어 부모님들이 불편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2. 
벤치에 앉아 분위기 맞춰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버지 기력이 회복되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십수년간 좋아하시는 칼국수 집에 갔다. 칼국수 집에가서 기분이 좋아지셨는지 음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신다.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까페에 모시고 갔다.

휴식을 취하시니 아버지 말씀이 더 많아지신다.
특히 지난 몇십년간 먹고사는 방법이 변해왔던 과정을 언급하신다. 

...

아버지가 공모주를 처음시작했던 70년대 중반부터
어제 강남으로 유상증자 받으러 가신 이야기까지 ..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본인의 경험을 말씀하신다.

...

그렇게 한 참을 말씀 하신 후, 
갑자기 강한 어조로 다그치신다.

"예순이 되기전에 너의 은퇴자금을 만들어 놔라!"
"세법, 금융자산,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공부는 꾸준히 하고"
"내가 살아보니 4~5년의 인생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적극활용하지 못하면 샐러리맨보다 못한 것이 개인 사업자다"

할말이 없어
계속 "네"라고만 말했다.

다 맞는 말씀이시지만
정작 내게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문구는 

"예순이 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3.
인생은 너무 빠르다.
졸업을 앞두며 취업하지 말고 대학원이나 갈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년이 지났다.

아직 마음 속에는 
수많은 락커의 삶을 동경하고 살아 왔지만
거울 속 건너편에는 27년 전 당시의 학과장 연배로 보이는 
중년의 아저씨가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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